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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

명성산 산행 :: f. 억새 축제

by lesgo 202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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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명성산을 다녀왔다.

포천&철원에 걸쳐진 대장주, 내가 미륵이니라 궁예의 도피처,

그리고 아름다운 억새밭.



주말 방문객들이 많을 것 같아 일찍 올라갔다가 내려올 생각을 하고

새벽같이 출발해서 신이 나게 달려 8시 반 정도 도착했다.

주차는 산정호수 상동주차장에. 요금은 전일 2천 원.

몰랐는데 이날이 억새 꽃 축제 첫날이었다.





와이프의 친한 친구 커플과 넷이 즐거운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형식적으로 종합안내도를 빠르게 스캔해본다.

코스는 상동 주차장을 시작으로 억새꽃 군락지를 거쳐 팔각정을 1차 목표로 하고

내 발 컨디션을 좀 보고 더 올라갈지 결정하는 걸로 했다.



산도 산이었지만 무엇보다 뜨거운 햇빛이 없어서 좋았다.

해가 구름 아래로 나왔던 시간이 5분 정도나 될까.

맑게 갠 날도 절경을 감상하기엔 더할 나위 없지만

이렇게 약간은 흐린 날씨가 최적의 날씨가 아닐까 싶다.


 

두 시간 만에 드디어 억새 꽃밭에 도착.

 

 

전에는 거적데기를 깔아 놨었는데 지금은 데크가 깔려 있어서 매우 쾌적했다.

억새지킴이 울타리도 높고 튼튼하게 박아놨다.

억새 보호도 잘 되고 기대서 사진 찍기도 수월해졌다.

 

 

아직은 억새가 덜 익어서 황금 들녘은 아니었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좀 더 멋진 풍경일 듯.

 




허기를 채우고 갈 널찍한 데크 공간이 있어 각자의 짐 보따리를 풀었다.

알코홀을 대신 함께 올라온 파워에이드와 JMTTGR GS25 족발편육, 각종 신선 과일, 초코바, 소시지 등등.

쳐묵쳐묵 하느라 사진을 하나 못 남겼다 ㅎㅎ



그리고 다시 출발하고 목적지였던 팔각정에 도착.

발에 집중될 하중을 분산시켜줄 아치 깔창을 깔고,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올라갔더니 컨디션이 괜찮았다.

맑은 산 공기에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으니 참 즐거운 산행이다.





음.. 이쯤 하고 미련 없이 내려왔어야 했다.

예상 시간보다도 많이 지체되었고

(사실 시간 계산을 완전 잘못한 탓이지만..ㅋ)



하지만 우리는 아직 솨라있자네.

손에 잡힐 듯 눈앞에 보이는 삼각봉 정상을 터치하고 싶자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해야지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와볼까 싶자네

아니? 그러면 안됐다.

아름다운 산정호수를 한눈에 담고

또 금방 까먹을까 사진에도 담고 했으니.

그냥 미련 없이 돌아 내려왔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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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봉까지 가는 길은 일단 굉장히 비좁고 험했다.

사진은 당연히 없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는 걸 바로 직감할 수 있는 코슼ㅋㅋ

애플 잡스 형님이 노래 부르던 직관적인 디자인이라는 게 바로 이거구나 싶었다.

하지만 한 번 발을 들였으니 돌아가기엔 조금은 늦었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었다.



중간에는 로프를 이용한 암벽 등반 체험 코스까지 알찬 구성으로 마련되어 있었다.

블랙다이아몬드 등산스틱 잘 샀다 필수템이다 돈값을 한다

마르고 닳도록 떠들면서 산을 탔지만

그러나 이번 장애물 코스에서만큼은 완전 무쓸모에 거추장스럽고 버려버리고 싶은 충동.


 

그리고 마침내 삼각봉 도착. 2시 30분.

 

 

사방이 탁 트인 곳에서 내려다보는 아랫동네는 더욱 멋진 광경이다.

 

명성산(울음산) 삼각봉 906M

 

궁예가 왕건한테 쫓겨다니다 울었던 산이라는 전설..

전혀 와닿지 않고 이제 내려갈 생각에 울음 터지는 산.



 

산정호수와 어우러져 더욱 멋짐.


 

Komoot 라는 앱을 통해 지나온 등산 루트를 확인할 수 있다.

폰이랑 워치에도 앱을 깔아서 써봤는데 방향 잡는 데에 꽤 도움이 되더라.

출발지 산정호수 상동 주차장부터 포토존 삼각봉까지.

 

 

주차장까지 내려온 게 4시 반 정도였으니

총 8시간을 산에서 있었다ㅋㅋ



팔각정에서 삼각봉을 향하는 능선 중간정도에서

산정호수 전경을 담고 돌아 내려오는게 가장 효율적인 산행이지 싶다.






9년 전 오늘, 명성산 억새밭



정확히 9년 전이구나.

첫 직장에서 몇몇 직원들이랑 노란 억새 들판을 보고 왔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갔을 때와는 많이 다른 풍경이었다.

 

축제는 2월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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